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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동 역사 3편

마을, 꽃으로 피어나다

아리랑 시장을 지나 조선왕릉 정릉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교수단지! 길가에 조성된 꽃길은 퍽퍽한 도시사람들의 마음도 말랑하게 어루만져 준다. 작년(2015년) 교수단지를 방문했던 환경 전문기자가 얘기했던 말이 생각난다.

저는 지금까지 한, , 일 주택가 골목길의 특성을 이렇게 정의 내렸었어요. 건물 외부에 빨래가 널려있고 러닝셔츠만 입은 아저씨들이 나와 있으면 중국, 휴지 한조각 없이 깔끔한 골목에 화분이 있으면 일본, 그리고 길가에 주차된 차량이 많으면 한국이라고. 그런데 교수단지는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어요.”

한국의, 그것도 도시 주택가 골목길이 이렇게 아름답게 가꾸어진 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꽃길을 조성한다거나 정돈된 거리는 관 주도의 사업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 교수단지 골목길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꽃길’이라는데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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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단지 꽃길

 

5M의 기적

교수단지꽃길이 처음 조성된 것은 5년 전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악산로 5길, 도도화 정원 안주인 김경숙씨(현 정릉마실 대표)는 이미 자신의 집 담장 밖에 5M 정도 길이의 꽃길을 조성해 놓았었다. 오고가는 마을 주민들은 담장 밖 꽃길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마을 골목을 도도화 담장처럼 꾸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11년, 주민들은 폐목재를 구해다가 화단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꽃길을 가꾸게 되었다. ‘담장 안 정원 가꾸기’에서 ‘담장 밖 마을 가꾸기’로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도도화 (60)
처음 꽃길은 이곳, 도도화 정원 담장 밖에서 시작되었다.

2013년, 마을 주민들은 도도화 담장의 꽃길과 이어지는 꽃길을 골목 전체로 확장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주민들 손으로 화단을 만들고 흙을 구하고, 심지어는 정원에 피어 있는 꽃들을 나누어 꽃길 조성에 힘쓰기도 했다. 2014년 ‘성북구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꽃길 가꾸기는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지원금으로 나무울타리, 꽃, 흙을 구입했다. 조경을 담당하는 전문업체 대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꽃길 조성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인건비 대신 더 많은 꽃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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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 만들기에 주민들이 함께하고 있다.

 

교수단지 꽃길, 주민을 넘어 시민의 품으로

주민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교수단지 꽃길은 ‘2014년 서울 꽃으로 피다’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과, 주민을 넘어 교수단지를 방문한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진정한 공유의 공간인 교수단지의 꽃길은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지금도 꽃길을 보기 위해 일부러 교수단지를 지나가는 방문객이 있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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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단지는 2014 ‘꽃피는 서울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2016년 4월, 현재 교수단지에는 봄맞이 꽃길 조성이 한창이다. 겨울을 완전히 벗어버린 봄날! 집집마다 목련이 제 모습을 뽐내고 있는 4월, 그리고 달마다, 계절마다 그 모습을 뽐낼 교수단지의 풍경을 담으러 마을로 달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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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거닐며 힐링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길

[출처]: http://story.sinna.us/34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