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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동 역사 2편

우여곡절 끝에 조성된 교수단지, 또다시 광풍이 불다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교수단지 조성은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로부터 40여년 후, 정릉2동 506-50번지 일대에 재건축바람이 불면서 마을에는 광풍이 불었다. 2008년 10월 재개발 바람을 타고 ‘정릉 제6구역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의 설립인가가 났다. 재건축 소식을 접한 마을은 찬성과 반대파로 나누어 졌다. 재건축을 찬성하는 ‘정릉2동 재건축조합’이 설립되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정릉을 사랑하는 모임(정사모)’을 조직해 재건축을 저지하는 운동을 펼쳤다. 정사모에서는 재건축 반대 의사를 밝히는 플랜카드와 현수막을 걸던 것을, 마을의 특성을 살려 대문에 꽃화분을 꽂아 둠으로써 재건축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재건축 반대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도 마을의 정체성을 유지하려고 노력 했다. 주민들이 직접 인터뷰를 하고 촬영한 영상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2010년 9월 문화재청 사적분과와 세계문화유산분과 합동위원회에서는 “정릉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우에는 현대적이고 획일화된 높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인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릉의 역사 문화적 특성과 경관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높음”으로 인해 정릉 제6구역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의 문화재 현상변경 심의 신청을 부결했다.

2. 초기 재건축 반대 플랜카
초기 재건축 반대 플랜카드
3. 재건 반대 꽃으로 표현하
재건축 반대 꽃으로 표현하다

 

재건축의 위기 속에 축제로 하나가 되다

비온 뒤 땅이 굳듯, 재건축의 바람에 위기를 맞았던 교수단지의 일부 주민들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발 벗고 나섰다. 당시 현상변경 부결로 개발이 보류된 상황이지만 언제 다시 재개발의 칼이 드리워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을을 알리는 것과 함께, 재건축에 대한 찬반의 개념을 넘어 마을이 하나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마을의 지키고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2014년 서울시 ‘우리마을 프로젝트’와 ‘성북구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을 통해 마을의 역사를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수단지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정원을 여는 축제를 기획하기에 이른다. 집 앞과 골목마다 주민들이 모여 꽃을 심어 가꾸고, 정원에서 전시와 음악, 체험을 통해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 방문객을 맞이하여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축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하나가 되었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재건축을 반대하거나 중립의 입장에 있던 주민들이 하나 둘 축제에 함께하게 되었다. 주민들은 축제를 위해 대문을 열었지만, 이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방문객에게는 어릴 적 고향집에 대한 향수와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선사하였다.

4. 2014년 제 1회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미술전시
2014년 제1회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 – 미술 전시
5. 음악회
2014년 제1회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 – 음악회
6. 정원에서 아이들
2015년 제2회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 – 정원을 구경하는 아이들

 

Ing… 계속되는 주민들의 이야기

교수단지 주민들은 오늘도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5월에 있을 정원축제 ‘정원이 들려주는 소리’와 함께 정원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준비 중이다. 작년까지 축제를 통해 정원을 개방한데 이어, 정원의 특성을 살린 의미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4월 주민들의 자랑인 정원을 결혼식장으로 제공하고 교수단지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예비부부가 이곳에서 마을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2015년 6월,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서울 정릉 주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조건부 승인해 주었다. 이로 인해 교수단지는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민들은 걱정하는 마음 대신 마을을 가꾸고 마을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세대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주민이 있는 한 교수단지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여기에 언제까지 살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만큼은 아름답게 살아야지요. 이렇게 꽃과 함께 예쁜 골목에서 살면 좋잖아요.”

*계속해서 정릉동 역사 3편이 연재됩니다.

[출처]: http://story.sinna.us/34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