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우리 역사와 문화를 찾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우리 뿌리를 찾으며, 나아가 문화강국 대한민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노력하는 ‘도토리문화학교’ 강희정 대표를 만나보았다.
▲ 도토리문화학교 강희정 대표
|
마을 역사가 우리 역사
‘도토리문화학교’는 지역의 인문자원을 기반으로 역사문화 콘텐츠를 기획‧개발하는 회사다. 일반적으로 역사를 ‘기록된 역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커다란 역사보다는 마을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담아내 책으로 엮고 직접 ‘역사’를 느끼도록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은 자부심을, 역사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친근함과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 최근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을기록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지도를 그리고 오래된 가게와 문화 자산을 찾고 어르신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동네부터 알아가는 체험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삶과 역사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작은 도토리가 큰 숲이 되도록
도토리는 과거 사람들에게는 구황식으로 오늘날에는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또 동물에게는 식량이며 땅에 떨어져 다시 생명을 틔운다. 도토리는 자연의 아름다운 순환과 성장을 깨닫게 해준다. ‘도토리’문화학교도 그 도토리와 같다. 깨닫지 못한 우리 주변, 마을의 역사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역사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역사라는 단어가 주는 딱딱함을 귀여운 느낌을 주고 싶어 ‘도토리문화학교’라고 지었다.
▲ 도토리문화학교 홈페이지
|
무엇보다 균형을 지켜야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역사 인식이다. 특정 역사관으로 아이들의 인식이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또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덧붙여 마을 안에 들어가 마을 사람으로서 직접 느끼며 하는 일이기에 주민 의견을 수용하는 것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사람이 곧 역사
어렸을 때부터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이유 없이 좋아 대학에서 민속학을 전공했다. 수업을 듣고 실습을 하며 주민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모든 과정이 흥미롭고 좋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역사와 문화가 좋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유가 ‘엄마’였다. 엄마가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즐거운 이야기보다는 어렵고 힘든 이야기가 많았지만 사실 그 이야기들이 우리의 숨겨진 역사였다. 한날한시에 제사를 지내는 마을 이야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고 그때는 몰랐지만 궁금함에 찾아보니 그 일이 ‘보도연맹’과 연관 있었다. 우리는 오랫 동안 기록된 역사를 역사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은 역사도 사람들의 기억과 입을 통해 전달되기에 ‘사람이 곧 역사’라는 말을 항상 새기고 있다.
▲ 최근 서울시와 함께 발간한 성곽마을 책자
|
공동체로서 함께 살아가기
마을은 그 마을만의 룰(Rule)이 있다. 규칙을 따르며 주민들과 공동체를 엮어 가는 일이 중요하다. 마을에 가서 나만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닌 주민들과 융화되어 살아야 한다. 마을살이는 ‘공동체’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공간’으로 들어가느냐의 문제다. ‘공동체’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지만 ‘공간’은 그 자리에 집만 짓고 살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또 마을 대표나 어르신을 찾아가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러 왔다는 마음을 전해야 한다. 최근 서울시에서 발간한 「성곽 마을」 책자도 주민들에게 최종 검토를 부탁했다. 이 과정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책 속에 주민들을 불쾌하게 하는 내용, 원하지 않는 내용,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어 확인을 부탁했다. 이익만을 생각하면 빨리 출간해야 하지만 시간이 걸려도 이런 과정을 거쳐,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창업은 취업의 대안이 아니다
요즘 취업이 힘들다. 그래서 취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정부에서도 일자리창출의 한 영역으로 창업육성정책을 내놓았지만 이에 따르기만 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이슈를 좇고 정책에 흔들리다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을 옳음과 그름으로 판단해버린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도 많지만 그 아이디어가 성공 요인의 전부는 아니며, 경험이 많아도 실제 ‘대표’가 되는 일은 직원으로서 쌓은 경험과 다른 차원의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풍부한 실무 경험과 신념이 중요하다.
[출처]: http://www.scnews.co.kr/m/content/view.html?section=137&category=142&no=2565
|